생활의 경제

스테이블코인, 비자를 넘보다…BC·KB·신한, 특허로 '지급결제 왕좌' 노린다

asitis1 2026. 2. 2. 16:21

결제 시장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습니다

2026년 2월 현재, 글로벌 결제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그동안 비자(Visa)와 마스터카드가 절대 강자로 군림해 온 지급결제 시장에서, 스테이블코인이라는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며 판도를 뒤흔들고 있는 것입니다. 

국내 금융권도 이러한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습니다. BC카드, KB국민카드, 신한카드 등 주요 카드사들이 스테이블코인 결제 기술 특허를 잇따라 출원하며 차세대 지급결제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나섰습니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특허라는 법적 방어막을 통해 미래 결제 인프라의 표준을 선점하려는 전략입니다.

왜 지금 카드사들은 스테이블코인에 주목하는 걸까요? 그리고 이러한 움직임이 우리의 일상 결제와 금융 생태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까요? 오늘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특허 경쟁의 실체와 그 의미를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1. 스테이블코인이 결제 시장을 위협하는 진짜 이유

(1) 정산 레이어의 혁명, 속도가 아닌 구조의 변화

많은 분들이 스테이블코인을 단순히 "빠른 결제 수단" 정도로 이해하시는데, 실상은 훨씬 더 근본적인 변화입니다. 전통적인 카드 결제는 승인(Authorization) → 매입(Acquiring) → 정산(Settlement)이라는 복잡한 단계를 거치며, 이 과정에서 여러 중개기관이 개입하게 됩니다.

반면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러한 중개 단계를 대폭 축소합니다. 비자는 USDC 기반 기관 정산 시스템을 통해 24/7 실시간 정산을 실현하고 있습니다. 기존 카드 결제가 가맹점 대금 지급까지 1~3일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혁명적인 변화입니다.

(2) 크로스보더 결제에서 드러나는 압도적 효율성

스테이블코인의 진가는 특히 국경 간 결제에서 발휘됩니다. 해외 직구나 해외 여행 시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환전 수수료, 해외 사용 수수료 등 복합적인 비용이 발생하는데요.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원화에 1:1로 연동되어 있어 환전 과정 없이 직접 결제가 가능하며, 수수료도 기존 카드 대비 70~8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의 보고서에서도 스테이블코인의 국제 송금 효율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24년 스테이블코인 거래량은 15조 달러를 넘어서며 비자와 마스터카드 합산 거래량에 육박하는 수준까지 성장했습니다.


2. 국내 카드사들의 특허 전쟁, 무엇을 노리나

(1) BC카드: 정산 금액 확정 기술로 분쟁 최소화

BC카드는 2024년 9월 국내 카드사 최초로 스테이블코인 결제 처리 핵심 기술 특허를 출원했습니다. 이 기술의 핵심은 결제 시점의 실시간 시세 데이터를 정교하게 수집·분석해, 고객 전자지갑에서 차감할 정확한 코인 개수를 확정하는 것입니다.

스테이블코인이라 해도 거래소와 유통 시장마다 미세한 가격 차이가 존재합니다. BC카드의 특허는 이러한 가격 변동성 속에서도 결제 승인과 잔고 차감 과정의 분쟁을 최소화하는 정산 표준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습니다.

또한 BC카드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기업 코인베이스와 협력해 USDC를 국내 가맹점에서 결제할 수 있는 실증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Base 체인 기반 월렛에 BC카드의 QR 결제 설루션을 연동하는 방식으로, 가맹점은 기존처럼 원화로 정산받아 추가 부담 없이 참여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2) KB국민카드: 하이브리드 결제로 사용자 경험 혁신

KB국민카드가 최근 출원한 '디지털자산 연계 하이브리드 결제 기술' 특허는 사용자 경험(UX)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기존 신용카드에 블록체인 기반 전자지갑 주소를 연동해, 별도 카드 발급 없이 디지털자산과 신용카드를 동시에 활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결제 시 전자지갑 내 스테이블코인 잔액을 우선 차감하고, 부족분은 자동으로 신용카드 결제로 전환되는 구조입니다. 심지어 포인트, 마일리지, 예금 잔액 등 다양한 디지털자산을 실시간 환율·시세에 따라 최적 조합으로 결제할 수 있는 알고리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는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가장 큰 장벽인 '새로운 결제 습관 학습'을 제거한 설계입니다. 사용자는 기존과 똑같이 카드를 사용하면서도, 뒤에서는 자동으로 가장 유리한 자산으로 결제가 이루어지는 것이죠. KB국민카드는 이를 통해 "카드사가 디지털자산의 관문(Gateway)이 되는 모델"을 구상하고 있으며, 향후 토큰증권(STO),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연동까지 염두에 두고 있습니다.

(3) 신한카드: 블록체인 기반 위변조 방지로 신뢰 강화

신한카드는 특허 등록 건수에서 BC카드 다음으로 높은 수준(약 60건)을 기록하며 디지털자산 분야에서 꾸준히 기술을 축적해왔습니다. 특히 블록체인 기반의 거래 기록, 정산, 위변조 방지 기술을 중심으로 특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신한카드의 기술적 특징은 스테이블코인 결제를 카드 청구 시스템과 완전히 연동해, 고객에게 원화 청구와 코인 차감 내역을 동시에 제공하는 통합 명세 구조입니다. 이는 투명성과 신뢰성을 높이는 동시에, 회계 처리와 세무 신고의 편의성도 크게 개선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신한금융그룹은 웹3 전환을 생존 과제로 규정하고 조직 개편을 단행했으며, 그룹 계열사인 코빗과의 협력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가맹점 및 온라인 플랫폼과의 제휴를 통한 크로스보더 경쟁력 강화에 나서고 있습니다.


3. 특허 선점이 중요한 이유: 표준 경쟁의 서막

(1) 기술보다 중요한 것은 '누가 규칙을 만드느냐'

스테이블코인 결제 시장에서 특허는 단순한 기술 보호 수단이 아닙니다. 결제 프로세스의 표준(Standard)을 선점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BC·KB·신한이 확보한 특허는 향후 다음과 같은 전략적 가치를 갖습니다.

첫째, 경쟁 카드사가 유사 서비스를 출시할 때 로열티 수입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둘째, 은행권이나 빅테크 기업과의 협상력이 강화됩니다. "우리 특허 없이는 인프라를 처음부터 다시 구축해야 한다"는 협상 카드를 쥐는 것이죠. 셋째, 해외 카드사나 글로벌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와 라이선스 제휴를 통한 해외 진출 기회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글로벌 결제 시장에서는 비자가 USDC 발행사인 Circle과 제휴해 정산 인프라를 구축했고, 특정 블록체인(Solana, Ethereum 등)으로 정산 역량을 확장하며 새로운 표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국내 카드사들의 특허 경쟁도 이러한 글로벌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2) 카드사 vs 은행 vs 빅테크, 3파전 구도 형성

흥미로운 점은 스테이블코인 결제 인프라를 둘러싼 경쟁이 카드사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은행권은 자체 스테이블코인이나 예금 토큰 인프라를 준비하며 예금 기반 디지털머니로 결제·송금 시장을 넓히려 하고 있습니다.

빅테크와 핀테크 기업들은 이미 확보한 간편 결제 플랫폼에 스테이블코인 연동을 검토 중입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토스 같은 플랫폼이 스테이블코인 지갑 기능을 탑재하면, 사용자들은 굳이 카드사를 거치지 않고도 직접 결제할 수 있게 됩니다. 이른바 '결제 패싱(Passing)' 현상이 현실화될 수 있는 것이죠.

이러한 구도에서 카드사들은 "결제 데이터, 가맹점 네트워크, 신용 인프라"라는 기존 강점을 무기로 스테이블코인을 자기편으로 끌어오는 전략을 특허로 고착화하려는 것입니다.


4. 소비자와 시장에 미칠 실질적 영향

(1) 일상 결제의 구체적 변화 시나리오

스테이블코인 결제가 상용화되면 우리의 일상은 어떻게 달라질까요? 몇 가지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살펴보겠습니다.

해외 직구를 즐기시는 분들은 환전 수수료와 해외 사용 수수료 부담이 대폭 줄어듭니다. 아마존이나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물건을 구매할 때, 스테이블코인으로 직접 결제하면 기존 카드 대비 3~5% 정도의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해외여행 시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현지에서 식당이나 쇼핑몰 결제 시 스테이블코인 지갑으로 QR코드를 스캔하면, 실시간 환율로 즉시 결제가 완료되고 가맹점도 원화나 달러로 정산받습니다. 환전소를 찾아다니거나 높은 카드 수수료를 걱정할 필요가 없어지는 것이죠.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같은 글로벌 구독 서비스 결제도 더 효율적으로 바뀝니다. 매달 자동으로 스테이블코인에서 차감되며, 환율 변동에 따른 결제 금액 차이도 최소화됩니다.

(2) 가맹점 입장에서의 메리트

가맹점 사업자들에게도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됩니다. 기존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업종에 따라 2~5% 수준인데,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이를 1% 이하로 낮출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특히 BC카드가 제시한 "원화 정산 고수" 구조 덕분에, 가맹점은 복잡한 블록체인 기술을 이해하거나 코인을 직접 관리할 필요 없이 기존처럼 원화로 매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결제 수단만 다양해져서 코인 결제 고객까지 추가로 유치할 수 있는 것이죠.

정산 속도도 획기적으로 빨라집니다. 기존에는 카드 매출이 정산되기까지 2~3일이 걸렸지만, 스테이블코인 결제는 당일 정산도 가능해 소상공인들의 현금 흐름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5. 넘어야 할 산: 규제와 리스크 관리

(1) 제도화의 조건과 과제

스테이블코인 결제의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들이 많습니다. 가장 큰 과제는 역시 규제와 제도화입니다.

2026년 2월 현재, 정부는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을 논의 중이며 스테이블코인의 발행 주체, 준비자산 관리, 소비자 보호 의무 등을 명확히 하려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카드사가 직접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할 수 있을지, 아니면 단순히 결제 인프라 역할에만 그칠지가 아직 불분명하다는 점입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자산을 안전자산으로 100% 보유하도록 하고, 정기적인 감사와 공시를 의무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는 2023년 테라-루나 사태처럼 스테이블코인 페그(가치 연동)가 붕괴되는 위험을 방지하기 위한 조치입니다.

(2) 운영 리스크와 보안 이슈

전통적인 카드 결제망은 오랜 시간 동안 구축된 책임소재 체계와 차지백(chargeback, 결제 취소) 제도 등 소비자 보호 장치가 촘촘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 결제는 이러한 보호 장치를 어떻게 재구성할 것인지가 과제입니다.

예를 들어 스테이블코인 결제 후 상품 미배송이나 하자가 발생했을 때, 어떻게 환불 처리할 것인가? 블록체인 거래의 불가역성(한번 전송하면 되돌릴 수 없음)과 소비자 보호를 어떻게 양립시킬 것인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한 명확한 해법이 필요합니다.

또한 자금세탁방지(AML), 테러자금조달 차단(CFT), 고객확인의무(KYC) 같은 국제 규제 기준도 준수해야 합니다. 국내에서만 완벽한 시스템을 갖춰도, 해외 규제가 강화되면 크로스보더 결제에 제약이 생길 수 있습니다.

사이버 보안도 중요한 이슈입니다. 블록체인 자체는 해킹이 어렵지만, 전자지갑이나 거래소 등 접점에서는 여전히 보안 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카드사들은 이러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다중 인증, 생체 인증, 이상 거래 탐지 시스템 등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6. 글로벌 트렌드와 국내 카드사의 포지셔닝

(1) 비자와 마스터카드의 대응 전략

글로벌 결제 거인들은 스테이블코인을 위협이 아닌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비자는 2021년부터 USDC 정산 파일럿을 시작했으며, 상용화 단계에 진입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스터카드도 2024년부터 중남미와 아시아 지역에서 스테이블코인 결제 테스트를 확대하고 있으며, 자체 블록체인 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높이고 있습니다. 이들의 전략은 스테이블코인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결제망 위에 스테이블코인 레이어를 추가해 "하이브리드 결제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2) 국내 카드사의 차별화 포인트

국내 카드사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어떤 전략이 필요할까요? 전문가들은 다음 세 가지를 꼽습니다.

첫째, 원화 스테이블코인 생태계 조성입니다. USDC나 USDT 같은 달러 기반 코인도 중요하지만, 한국 소비자들이 일상에서 편하게 쓸 수 있으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이 필수적입니다. 카드사들은 은행권과 협력해 신뢰할 수 있는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둘째, 아시아 시장 특화 전략입니다. 한국은 IT 인프라와 디지털 금융 수용도가 높아 새로운 결제 시스템을 빠르게 확산시킬 수 있는 시장입니다. 이를 기반으로 일본, 대만, 동남아시아로 확장하는 전략이 유효합니다. 특히 한류 콘텐츠 소비와 연계한 K-결제 플랫폼으로 차별화할 수 있습니다.

셋째, 규제 협력 모델 개발입니다. 금융당국과 긴밀히 협력해 규제 샌드박스를 적극 활용하고, 안전하면서도 혁신적인 서비스 모델을 입증해야 합니다. BC카드의 코인베이스 협력 실증사업이 좋은 사례입니다.


결론: 특허 경쟁을 넘어 생태계 구축으로

2026년 2월 현재, BC·KB·신한의 스테이블코인 결제 특허 경쟁은 국내 지급결제 시장이 새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진정한 승자는 특허가 아니라 실제 사용 가능한 생태계를 구축하는 쪽이 될 것입니다. 

카드사들은 기술 선점에 그치지 않고 은행, 빅테크, 핀테크와 협력해 소비자 중심의 혁신을 이뤄내야 합니다. 

 

정부의 제도화 작업이 진행 중인 만큼, 올해가 한국형 스테이블코인 결제 모델 확립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비자를 넘는다"는 목표는 야심차지만, 한국의 우수한 IT 인프라와 금융 기술력을 바탕으로 충분히 도전해 볼 만한 과제입니다. 결제의 미래는 이미 시작되었으며, 이제 필요한 것은 소비자 가치를 최우선으로 하는 실행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