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경제

소비자심리지수 1년 최대 하락… 김밥 3,700원·계란값 급등이 만든 체감물가 쇼크

asitis1 2025. 12. 28. 11:06

냉랭해진 민심, 숫자로 증명되다
한국은행이 12월 24일 발표한 소비자심리지수는 109.9로 전월보다 2.5포인트 떨어졌으며, 이는 비상계엄이 있었던 작년 12월 이후 1년 만에 가장 큰 낙폭입니다.

소비자심리지수 1년 최대 하락과 함께 김밥 가격은 2024년 11월 기준 3,700원으로 전년 대비 5.7% 급등했고, 계란 한 판 평균 소비자 판매가격은 12월 들어 7,000원을 넘나들며 서민 생활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출처: 한국은행, 한국소비자원, 축산물품질평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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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비자심리지수 1년 최대 하락, 무엇을 말하나
1-1. 계엄 이후 최대폭 하락의 의미
12월 소비자심리지수는 109.9로 전월 112.4보다 2.5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지수 수준은 여전히 장기 평균인 100을 웃돌고 있지만, 11월에 관세 협상 타결과 3분기 성장률 호조로 2.6포인트 상승했던 것이 한 달 만에 다시 급락한 것입니다.

특히 경기 관련 지표의 하락이 두드러졌습니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89로 전월보다 7포인트 떨어지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96으로 6포인트 하락했습니다. 이는 국민들이 현재 경기를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비관적 전망이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1-2. 고물가와 환율 불안이 심리 위축 주도
농축수산물과 석유류를 중심으로 체감 물가 상승 폭이 확대되면서 현재경기판단 지수가 크게 하락했습니다. 달러 대비 원화가치 급락과 체감물가 상승이 겹치면서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입니다. 2024년 연평균 환율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하면서 수입 식재료 가격이 급등했고, 이는 외식 물가 전반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 1년 최대 하락은 단순히 숫자의 변화가 아니라, 국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경제적 어려움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2. 김밥 3,700원 시대, 서민 음식이 사치가 되다
2-1. 1년 새 가장 큰 상승폭(전국 평균가격기준)
김밥 가격은 2023년 11월 3,500원에서 2024년 11월 3,700원으로 5.7% 뛰었으며, 이는 조사 대상 외식 품목 중 가장 큰 상승폭입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2,000원대였던 김밥이 이제는 4,000원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2024년 9월 기준 경기 지역 김밥 가격은 평균 3,476원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이 3,462원으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반면 전남은 2,667원으로 가장 낮은 가격을 기록했습니다.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800원 이상 벌어지면서, 같은 김밥 한 줄을 먹는데도 지역에 따라 부담이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2-2. 다른 서민 외식도 줄줄이 인상
칼국수는 9,385원에서 9,846원으로 4.9% 오르며 1만 원대 입구까지 왔고, 김치찌개백반은 8,192원에서 8,577원으로 4.7% 올랐습니다. 삼계탕은 1만 7,269원에서 1만 8,000원으로 4.2% 뛰었고, 냉면, 삼겹살, 비빔밥, 자장면 등 주요 외식 메뉴 모두 전년 대비 3% 이상 상승했습니다.

**주요 서민 외식·식재료 가격 현황 (2023.11 → 2024.11)**
- 김밥 1줄: 3,500원 → 3,700원 (+5.7%)
- 칼국수: 9,385원 → 9,846원 (+4.9%)
- 김치찌개 백반: 8,192원 → 8,577원 (+4.7%)
- 계란 특란 30개: 평균 7,000원대 (평년 대비 +8.3%)

한 끼 외식을 하는 데 만 원이 기본이 되어버린 시대, 계란과 같은 기본 식재료마저 고가 품목이 되면서 서민들의 부담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소비자심리지수 1년 최대 하락은 바로 이러한 현실을 반영한 것입니다.

3. 계란값 급등, '금란' 시대가 돌아왔다
3-1. 계란값 7,000원 시대 재도래
2024년 12월 23일 기준 계란 특란 한 판(30개) 평균 소비자가격은 7,010원으로, 작년보다 0.8% 높고 평년 6,471원 대비 8.3% 비싼 수준입니다. 12월 24일 기준으로는 6,835원으로 12월 평년 가격 6,501원 대비 5.1% 높은 가격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계란 가격은 지난달 이후 6,000원대를 유지하다가 한 달여 만에 다시 7,000원대로 올라섰습니다. 산지 가격도 12월 23일 기준 5,215원으로 작년과 평년보다 각각 8.5%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소비자 가격은 더욱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온라인·마트 실제 판매가 비교 (30개입 기준)
- 쿠팡: 풀무원 특란 9,550원 (할인가)
- 이마트: 삼광 특란 11,480원
- 11번가: 알부자집 9,800원
- 온라인 평균: 약 10,200원

공식 통계상 평균 소비자가격은 7,000원대이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온라인이나 마트에서 구매하는 가격은 브랜드와 유통 채널에 따라 9,500~11,500원 사이로 형성되어 있습니다. 할인 행사를 적극 활용하면 10,000원 이하로 구매할 수 있으나, 정가 기준으로는 체감 물가가 공식 통계보다 훨씬 높은 상황입니다.

3-2. 조류인플루엔자가 주요 원인
올해 동절기 산란계 농장 고병원성 AI 발생 건수는 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건 늘었으며, 살처분된 산란계는 300만 마리에 달합니다. 전국 하루 계란 생산량이 약 5,000만 개인 점을 감안하면, 살처분으로 약 3~4%의 생산 감소가 발생한 셈입니다.

양계용 배합사료의 평균 가격은 2024년 1~11월 기준 kg당 578원으로, 전쟁 이전인 2021년 대비 22.2% 높은 수준입니다. 사료 가격 상승, AI 확산, 다른 축산물 가격 상승에 따른 계란 수요 증가 등이 계란값을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계란은 김밥, 제과제빵, 요식업 전반에 쓰이는 필수 재료이기 때문에, 계란값 급등은 외식 물가 전반을 끌어올리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4. 물가 상승의 구조적 원인
4-1. 고환율이 만든 수입 물가 폭등
2024년 들어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를 돌파하며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12월 3일 비상계엄 이후 한 달여간 환율은 1,400~1,450원대에서 움직였고, 12월 27일에는 1,486원까지 치솟았습니다. 비상계엄 이전인 2024년 11월까지 12개월 평균 환율은 1,419.7원으로, 이는 수입 식재료 가격에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환율이 오르면 수입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이 뛰고, 생산비 인상분이 소비자 가격으로 이어지는 구조입니다. 특히 김밥에 들어가는 김은 수출입 비중이 높은 품목으로, 환율 변동의 영향을 크게 받습니다. 밀가루, 식용유 등 수입 의존도가 높은 식재료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환율 100원 상승 시 소비자물가는 0.3% 포인트 오르는 것으로 추산됩니다. 환율이 1,400원대를 유지할 경우 물가 상승률이 0.05% 포인트 추가 상승할 수 있으며, 환율 상승효과는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 가격에 반영됩니다.

수입 원자재 가격 상승 사례
- 밀가루: 환율 영향으로 제분업체 원가 5~8% 상승
- 식용유: 수입 가격 상승으로 소비자 가격 전가
- 김: 수출입 물량 증가로 환율 변동에 민감
- 각종 냉동식품 재료: 수입 의존도 높아 가격 압박

결국 고환율은 김밥 한 줄 가격을 3,700원으로 끌어올린 핵심 요인 중 하나입니다.

4-2. 인건비 부담 증가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인건비 부담이 특히 김밥, 칼국수와 같은 저가 메뉴를 판매하는 식당에 큰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비용 구조상 인건비 비중이 높은 업체일수록 가격 인상 압박이 크며, 이는 곧바로 메뉴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4-3. 임대료 및 공과금 상승
전기료, 가스 요금 등 공과금과 임대료 상승도 외식업계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특히 수도권 상권에서는 임대료 부담이 매출의 20~30%를 차지하는 경우도 많아, 영세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습니다.

5. 전망과 대응
5-1. 정부와 업계의 노력
농림축산식품부는 계란값 상승을 막기 위해 대형마트와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판매하는 계란에 대해 1,000원 할인 지원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편의점 업계는 이마트24가 1,900원짜리 김밥과 3,600원짜리 비빔밥을 출시하는 등 초저가 전략으로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려는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5-2. 소비자가 실천할 수 있는 대응
편의점 마감 할인 상품과 대형마트 할인 행사를 적극 활용하고, 계란 대신 두부나 콩 등 다른 단백질 공급원을 활용하며, 외식 대신 간편식이나 직접 조리를 고려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지역별 가격 차이를 활용하고,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을 이용하며, 정부 지원 프로그램을 확인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결론: 체감물가 안정이 경제 회복의 열쇠
소비자심리지수 1년 최대 하락은 단순한 통계가 아닙니다. 김밥 한 줄이 3,700원이 되고, 계란 한 판이 7,000원에 육박하면서 서민들의 일상적인 식사 선택권이 좁아지고 있다는 현실의 반영입니다. 현재경기판단 지수가 7포인트나 떨어진 것은 생활필수품 가격 상승을 직접 체감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고환율, 인건비 상승, AI 발생 등 복합적인 요인들이 얽혀 있는 만큼 단기간에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정부의 적극적인 물가 안정 대책, 유통업계의 경쟁적 가격 인하, 그리고 소비자들의 현명한 소비 선택이 조화를 이룬다면 점진적인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소비자심리지수 1년 최대 하락이 보여주는 것은 통계보다 체감이 먼저 무너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향후 소비 회복의 열쇠는 단기 부양책보다 생활물가 안정과 신뢰 회복에 달려 있습니다. 2026년에는 소비자심리지수가 회복세로 돌아서고, 서민 먹거리 물가가 안정되기를 기대합니다.